뒷다리가 비틀거리는 강아지, 혹시 DM일까

뒷다리를 제대로 제어하지 못하고 자꾸 헛디디는 강아지들이 있습니다. 보호자는 '혹시 척추 디스크?'라고 생각하지만, 검사 결과는 척추에 탈출된 디스크가 없습니다. 이럴 때 의심해야 할 질환이 바로 '원발성 퇴행성 척수병증(Degenerative Myelopathy, DM)'입니다.

저먼 셰퍼드, 웰시 코기, 복서 같은 특정 품종에서 더 흔하며, 유전자 돌연변이로 인해 발병합니다. 신경 손상이 천천히 진행되는 만큼, 초기 증상을 놓치지 않고 신경 보존에 집중하면 진행을 상당히 늦출 수 있습니다. 특별한 약이 없는 질환인 만큼, 관찰과 관리가 가정에서 해야 할 모든 것입니다.

DM이란: 척수 신경이 점진적으로 손상되는 질환

원발성 퇴행성 척수병증은 척수의 신경세포(축삭)와 신경을 보호하는 지질층(수초)이 점진적으로 손상되는 질환입니다. 특히 흉추와 요추 부위의 백색질에서 탈수초(수초 벗겨짐)와 축삭 변성이 일어나며, 이것이 뒷다리의 운동 기능을 점점 저하시킵니다.

주로 SOD1A 또는 SOD1B 유전자의 돌연변이가 원인입니다. 이 유전자는 신경세포를 산화 손상으로부터 보호하는 항산화 효소를 만드는데, 돌연변이가 있으면 신경 손상을 막지 못하게 되는 것입니다.

뒷다리 약화로 시작되는 DM의 신호들

산책 중에 자세히 보면 뒷다리가 가끔 비틀거립니다. 마치 술 취한 듯한 '운동실조(ataxia)' 패턴이 특징입니다. 발가락이 뒤로 끌리기도 하고, 뒷다리에 힘이 빠져 계단을 올라가거나 일어나기가 불안정해집니다.

초기에는 이를 나이가 든 강아지의 자연스러운 쇠약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증상을 놓치면 3~6개월 후에는 눈에 띄는 뒷다리 마비로 진행됩니다.

가정에서 관찰할 수 있는 신호로는 다음과 같습니다. 뒷다리가 자주 꼬이거나, 발가락을 끌고 다니며, 계단을 꺼려합니다. 또한 일어나거나 높이 뛸 때 힘이 부족하고, 운동 후 뒷다리가 떨리기도 합니다.

DM의 진행 단계: 초기부터 말기까지

초기 단계 — 운동실조 시작

뒷다리에만 증상이 나타나고 앞다리는 정상입니다. '운동감각실조 단계'라 부르며, 몇 개월에서 1년 이상 지속될 수 있습니다. 이 단계에서 신경 보존 관리를 제대로 하면 진행을 크게 늦출 수 있습니다.

중기 단계 — 뒷다리 마비와 반사 소실

시간이 지나면서 반사신경이 사라집니다. 수의사가 무릎 반사(patellar reflex)를 검사할 때 반응이 없어지는 것이 특징입니다. 뒷다리가 부분적으로 마비되어 자력 이동이 어려워집니다.

말기 단계 — 배뇨 기능까지 손상

마지막 단계에서는 배뇨 신경까지 손상되어 실수로 소변을 지르거나, 반대로 소변을 볼 수 없게 됩니다. 이 시점에서는 삶의 질 관리가 매우 중요합니다.

진행 속도는 개마다 다릅니다. 어떤 강아지는 빠르게 진행되지만, 어떤 강아지는 초기 단계에서 2~3년간 천천히 진행되기도 합니다.

DM 확진: 유전자 검사의 중요성

DM을 확진하려면 SOD1A·SOD1B 유전자 검사가 필수입니다. 특히 저먼 셰퍼드, 웰시 코기, 복서견 같은 품종에서는 일반적인 검사입니다.

두 복사본(호모)이 모두 돌연변이일 때 DM이 발병할 확률이 높습니다. 한 복사본만(헤테로) 돌연변이인 경우는 보인자이지만 발병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MRI로 척수의 신경 손상 정도를 시각적으로 확인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MRI만으로는 다른 척추 질환(디스크, 종양)과 구별하기 어려워 유전자 검사를 병행합니다.

신경 손상을 늦추는 가정 관리법

DM은 아직 완치 약이 없습니다. 대신 신경 손상 속도를 늦추고 삶의 질을 지키는 것이 목표입니다.

수중 재활 치료로 근력 유지하기

물속에서 운동하면 무중력에 가까운 환경에서 근력을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척수 손상이 진행된 강아지도 다리에 압박을 덜 받으면서 근육 위축을 늦출 수 있기 때문입니다. 주 2~3회, 수온 32~35도에서 10~15분 정도가 적당합니다.

ROM 물리치료(관절 가동성 유지)

수의사나 물리치료 전문가가 강아지의 다리를 천천히 굽혔다 펼쳤다 하는 '수동 관절 운동'입니다. 이것이 신경계에 자극을 주고 근육 경직을 방지합니다.

항산화제로 신경 보호하기

비타민E와 비타민C는 신경 손상을 일으키는 '산화 스트레스'를 줄입니다. 셀레늄도 항산화 효소를 돕습니다. 오메가3 지방산(생선유, 아마씨유)은 신경 염증을 낮추고 신경세포 막을 건강하게 유지합니다.

고단백 식이로 근육 손실 방지

신경 손상이 진행되면 근육량이 빠르게 줄어듭니다. 고품질의 단백질(육류, 계란, 생선)을 충분히 공급하면 근육 손실을 지연시킬 수 있습니다. 체중 1kg당 하루 2.5~3g의 단백질이 권장됩니다.

분양 전부터 예방하기: 유전자 검사 확인

현재 완치약이 없는 만큼, DM 보인자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먼 셰퍼드나 웰시 코기를 분양받을 계획이라면, 부모견의 SOD1 유전자 검사 결과를 꼭 확인하세요. 호모 돌연변이(두 복사본 모두 돌연변이)인 부모에서 태어난 강아지는 100% DM 유전자를 물려받습니다.


반려동물 건강 이상 시 자가진단 대신 반드시 동물병원에서 진료를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