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의 흰자위나 귀 안쪽이 노래진다면 황달 신호다. 같은 '노란색'이어도 원인이 세 가지로 완전히 다르고, 치료 방향도 180도 달라질 수 있다. 빨리 구분할수록 좋은 이유다.

황달이란 — 빌리루빈 축적의 신호

황달은 질병이 아니라 간·혈액·담도에 문제가 있을 때 나타나는 증상의 신호탄이다. 정상일 때 체내 노화된 적혈구는 간에서 처리되고 빌리루빈이라는 노란 색소로 변환된 뒤 쓸개로 보내진다. 여기서 막히거나 간 자체가 일을 못 하면, 빌리루빈이 혈액에 쌓여 피부와 눈·귀가 노래진다.

고양이가 가진 황달의 세 가지 유형을 미리 알면, 증상을 보자마자 어느 길로 움직여야 할지 판단할 수 있다.

1. 간성 황달 — 간 손상이 주범

간 자체가 빌리루빈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는 경우다.

주요 원인: 지방간, 감염(고양이 전염성 복막염·FIP), 약물 독성, 악성종양, 간경변, 중독(양파·포도 등)

간 손상은 천천히 진행될 수 있어서 처음엔 눈에 띄지 않다가 갑자기 증상이 터진다. 비만 고양이가 며칠 굶으면 급성 지방간에 걸리기도 하는데, 이때 황달이 급속도로 나타난다.

초기 증상: 식욕 저하 또는 거식(가장 중요한 신호), 구토, 무기력함, 회색빛 대변, 짙은 소변. 황달도 며칠 뒤에 눈에 띈다.

2. 담도성 황달 — 길이 막혔거나 좁아짐

간에서 쓸개로 가는 길(담도)이 막히거나 결석·종양으로 좁혀진 상태다.

주요 원인: 담석(고양이는 드물지만 있음), 담도염(세균 감염), 담관 폐색(종양·염증·흉터), 급성 판크레아타이틱스(췌장 염증이 담도를 건드림)

담도 문제는 갑자기 터진다. 어제까진 멀쩡했는데 오늘 갑자기 노래진 경우가 많다.

초기 증상: 갑작스러운 식욕 부진, 복부 통증(움츠러든 자세·배를 만지면 신경쓰는 모습), 구토, 연한 회색 또는 흰색 대변(담즙 부족), 다뇨증(화장실을 자주 감), 발열(감염된 경우).

3. 용혈성 황달 — 적혈구가 너무 빨리 깨짐

혈액 자체의 문제로 적혈구가 정상보다 빨리 파괴되는 경우다. 간과 담도는 건강하지만 들어오는 빌리루빈이 너무 많아서 처리가 쫓아가지 못한다.

주요 원인: 자가면역 용혈성 빈혈(AIHA), 혈액 기생충(헤모바르토넬라 같은), 약물 반응, 독성물질(양파·포도·아세트아미노펜), 혈액형 부적합(신생 고양이 용혈성 질환)

용혈성 황달은 빈혈 증상이 함께 튀어나온다.

초기 증상: 창백한 잇몸(매우 중요)·혀·내이(집게손가락으로 입 안을 보면 흰색에 가까움), 무기력함·저체력(빈혈 탓), 빠른 호흡, 빠른 심박동, 검은색 또는 붉은색 소변(파괴된 적혈구 때문), 황달은 다소 늦게 나타남.

집에서 관찰하는 법

눈·귀·잇몸의 색 매일 체크: 아침에 자연광 아래서 눈의 흰자위, 귀 안쪽 핑크색 피부, 잇몸 색을 사진으로 기록하면 변화를 놓치지 않는다. 특히 흰 털 고양이는 더 일찍 황달이 보인다.

대소변 색 추적: 정상 대변은 갈색, 소변은 연노란색이다. 대변이 회색·흰색이면 담도 문제 신호. 소변이 진하거나 붉으면 용혈성 황달 가능성.

식욕과 에너지: 고양이의 '먹지 않겠다는 신호'는 간 문제의 첫 신호다. 24시간 이상 먹지 않으면 빠르게 악화되므로 빨리 병원을 가야 한다.

배와 자세: 배를 만질 때 웅크리거나 피하면 담도·췌장 통증일 수 있다.

놓칠 수 없는 포인트

황달의 유형을 완벽하게 구분하는 건 혈액 검사와 초음파 없이 불가능하다. 간효소(ALT, AST), 빌리루빈 수치, 심하면 복부 초음파나 CT로 확인해야 한다. 다만 어느 유형이든 황달이 보이면 동물병원 진찰은 필수다.

특히 고양이는 간부전이 급속도로 진행되는 동물이라, 증상이 가벼워 보여도 수일 내 악화될 수 있다. 간성 황달 중 지방간은 수액 치료와 영양 지원으로 회복 가능하지만, 치료 시기를 놓치면 불가역적 간손상으로 진행된다.

반려동물 건강 이상 시 자가진단 대신 반드시 동물병원에서 진료를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