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가 평소보다 물을 자주 마시거나 음식을 덜 먹는다면, 단순 계절 변화가 아닐 수 있습니다. 부갑상선 기능항진증은 고양이의 칼슘 대사를 뒤바꿔 여러 기관에 영향을 미치는데, 초기에는 증상이 뚜렷하지 않아 놓치기 쉽습니다. 특히 노령묘나 신장 질환이 있는 고양이에서 발생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초기 신호를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부갑상선 기능항진증은 왜 생길까
부갑상선은 목 주변에 있는 완두콩만 한 네 개의 내분비기관으로, 혈중 칼슘 수치를 조절하는 호르몬(부갑상선 호르몬, PTH)을 분비합니다. 정상적으로는 혈액 내 칼슘이 떨어지면 PTH가 나와 칼슘을 올리는데, 부갑상선 종양이나 증식으로 과도한 PTH가 나오면 혈중 칼슘이 비정상적으로 높아집니다.
고양이의 부갑상선 기능항진증은 개보다 드물지만, 만성 신장질환, 악성종양 또는 부갑상선 선종이 원인이 됩니다. 암컷보다 수컷에서 조금 더 자주 보이며, 대개 고령(10세 이상)에서 진단됩니다.
초기에 놓치기 쉬운 증상들
혈중 칼슘이 높으면 신장에 부담을 주고, 뇌신경 활동도 둔화시킵니다. 초기 증상은 흐릿해서 다른 질환으로 오인하기 쉬운데, 주의 깊게 봐야 할 신호는 다음과 같습니다.
갈증과 배뇨 증가는 가장 흔한 신호입니다. 혈중 칼슘이 높으면 신장의 요농축 기능이 떨어져 물을 더 많이 마시고 소변을 자주 누게 되거든요. 고양이가 평소 마시던 물의 양보다 눈에 띄게 많이 마신다면 수의사 상담이 필요합니다.
식욕 부진과 구역질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고칼슘혈증은 소화기에 직접 영향을 주어 음식에 별로 관심을 보이지 않거나 자주 구역질을 합니다. 이를 단순 편식이나 스트레스로 넘기면 질환이 진행될 수 있습니다.
활동성 감소와 무기력함도 신호입니다. 고양이가 이전보다 적극적으로 놀지 않거나 자리에서 많이 움직이지 않는다면 신경 기능 저하를 의심해야 합니다.
칼슘 수치 관리가 중요한 이유
혈중 칼슘이 높으면 신장 결석, 신장 손상, 신경 이상까지 진행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부갑상선 기능항진증이 있는 고양이는 신장 질환 발병 위험이 높아집니다. 때문에 혈액 검사로 칼슘 수치(정상 범위: 7.5~11 mg/dL)를 확인하고,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동물병원에서 진단을 받으면 부갑상선 호르몬(PTH) 수치와 이온화 칼슘(Ionized Calcium) 수치도 함께 확인합니다. 이 수치들이 높으면 약물 치료나 식이요법으로 관리해야 합니다.
칼슘 수치 관리를 위한 식이 가이드
일단 고칼슘혈증이 진단되면 저칼슘 식단이 1차 관리법입니다. 다만 "저칼슘"이라고 해서 칼슘을 아예 빼는 것은 아니며, 고양이의 필수 영양 균형을 해쳐서도 안 됩니다.
처방식(처방 급여식) 활용이 가장 효과적입니다. 수의사가 추천하는 저칼슘 식단은 고양이의 연령·체중·신장 기능을 고려해 만들어집니다. 일반 상용 사료보다 칼슘 함량이 낮으면서도 타우린, 단백질, 비타민 등 필요한 영양소는 포함하고 있습니다.
인과 칼슘의 비율도 중요합니다. 너무 많은 인(phosphorus)도 신장에 무리를 주므로, 칼슘:인 비율이 1:1 정도인 식단을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상용 사료를 선택할 때는 성분표의 칼슘과 인 함량을 비교해 보세요.
**고단백 습식식(웻푸드)**으로 수분 섭취를 늘리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고양이가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면 신장의 배설 기능이 활성화되어 혈중 칼슘 저하를 돕습니다. 드라이 사료만 주기보다는 습식식을 섞어 주는 방식을 고려해 보세요.
우유나 치즈 같은 유제품, 뼈다귀, 멸치 등은 피해야 합니다. 이들은 칼슘이 매우 높아서 부갑상선 기능항진증이 있는 고양이에게는 부담이 됩니다. 간식으로는 칼슘 함량이 명시된 처방 간식만 주는 것이 안전합니다.
식이 변화는 1~2주에 걸쳐 천천히 진행해야 고양이의 소화기가 적응합니다. 갑자기 바뀌면 설사나 구토가 생길 수 있으니, 기존 사료에 새 사료를 10% 섞은 뒤 매일 10%씩 늘려가세요.
정기 검진과 약물 치료
식이 관리만으로 혈중 칼슘이 정상화되지 않으면 약물 치료(칼시토닌, 비스포스포네이트 등)를 병행해야 합니다. 부갑상선 종양이 원인이면 수술도 고려됩니다. 때문에 정기적인 혈액 검사(4~8주마다 처음엔 자주, 이후 3개월마다)로 칼슘 수치 추이를 추적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고양이가 초기 증상을 보인다면 자가진단 대신 동물병원에서 전문 검사를 받으세요. 부갑상선 기능항진증은 초기에 잡을수록 신장 손상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반려동물 건강 이상 시 자가진단 대신 반드시 동물병원에서 진료를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