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당뇨병은 초기 증상을 놓치면 케톤산증이라는 응급 상황까지 갈 수 있다. 혈당 안정화 치료부터 식이 관리까지 단계별로 이해하는 것이 관리의 첫 걸음이다.
초기증상 — 물을 많이 마시고 소변이 자주 나온다면
물을 과하게 마시기 시작한다. 소변 양도 늘어난다. 밥도 더 먹는데 유독 체중이 줄어든다. 이것이 원발성 당뇨병(IDDM)의 전형적 신호다.
다뇨(소변 증가)·다음(과다 음수)·다식(과식)·체중감소 중 2~3개가 동시에 나타나면 혈액검사가 필요하다. 고양이는 스트레스로도 혈당이 올라갈 수 있으므로 한 번의 높은 수치로 단정하면 안 된다. 동물병원에서 여러 번 측정하거나 당뇨뇨 검사로 확인해야 정확하다.
한국 반려묘 당뇨 진단은 평균 10세 이상이 대다수인데, 비만 고양이나 중년 수컷이 더 빈번하게 발병한다.
케톤산증 — 악화된 당뇨의 응급신호
초기 증상을 방치하면 케톤산증(diabetic ketoacidosis, DKA)으로 진행될 수 있다. 포도당이 극도로 올라가면 몸이 지방을 분해하면서 케톤체가 과다하게 쌓여 혈액이 산성화되는 것이다. 한두 시간의 지연도 생명을 위협한다.
응급신호를 놓치지 않으려면 이 증상들을 알아두자:
- 반복되는 구토
- 입에서 달콤한 냄새(아세톤 냄새처럼)
- 빠르고 얕은 호흡
- 심한 무기력, 반응이 둔함
- 혓바닥이 창백함
이 중 하나라도 보이면 응급동물병원을 즉시 찾아야 한다.
인슐린 글라진 — 치료의 기본
당뇨병 진단 후 대부분 인슐린 주입이 필요하다. 인슐린 글라진은 가장 널리 쓰이는 약물이다.
글라진은 기저 인슐린(basal insulin)이다. 음식 섭취와 상관없이 하루 종일 일정하게 작용한다는 뜻이다. 보통 아침·저녁 12시간 간격으로 피부 아래 주사한다. 용량은 체중·초기 혈당·신장·간 기능을 고려해 동물병원에서 결정한다.
가장 흔한 실수 = 혈당이 정상 범위에 들어오자마자 용량을 마음대로 줄이는 것이다. 식이 조절과 함께 진행되면 인슐린 필요량이 진짜 감소하는 시기인데, 서둘러 줄이면 혈당이 다시 올라간다. 동물병원 지도 없이 약량을 바꾸면 안 된다.
저탄수화물 고단백 식이 — 혈당 안정화의 핵심
고양이는 육식동물이라 탄수화물을 효율적으로 처리하지 못한다. 일반 고양이 사료의 탄수화물은 5~15%이지만, 당뇨 고양이용은 5% 이하, 단백질 40% 이상을 선택해야 한다.
탄수화물이 적을수록 혈당 상승폭이 작아지고 인슐린 필요량도 줄어든다. 저탄수화물 식이만으로 인슐린 용량을 절반 이상 줄인 사례들이 실제로 보고되고 있다.
실제 식이 관리 팁
습식 사료를 우선한다. 건식 사료보다 탄수화물 함량이 낮고 수분 섭취도 자연스럽기 때문이다. 성분표를 꼼꼼히 보면 첫 3가지 성분이 육류(닭, 소, 생선)인지 확인할 것. 곡물이나 포도당 시럽이 앞에 있으면 피한다.
하루 34회 소량 급여로 혈당 스파이크를 낮춘다. 한 끼 많은 양보다는 여러 번 나눠 먹이는 게 효과적이다. 사료를 바꿀 때는 12주에 걸쳐 천천히 섞어가며 변경하자. 갑작스러운 변화는 소화 불안정을 일으킨다.
직접 고양이 당뇨를 관리해보니 사료 성분만 확인해도 혈당 개선이 눈에 띄었다. 다만 각 개체마다 반응이 다르므로 2주 단위로 혈당을 측정하면서 진행해야 한다.
혈당 추적과 관해를 향해
인슐린 시작 후 처음 2주는 2~3일 간격으로 혈당 측정이 좋다. 가정용 혈당계(펫용 글루코미터)를 사용하면 귀나 발가락에서 혈액 한 방울로 수치를 확인할 수 있다.
목표 혈당 범위는 보통 100~250 mg/dL이다. 저혈당(60 mg/dL 이하)도 위험하다. 떨림·과도한 유연함·경기 같은 증상이 보이면 즉시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
혈당이 안정되고 인슐린 용량이 줄어들면 2~4주 간격으로 추적을 늘려간다. 저탄수화물 식이와 체중 관리로 인슐린 주입 없이도 혈당이 정상 범위에 유지되는 관해(remission) 상태에 도달하는 경우도 있다.
반려동물 건강 이상 시 자가진단 대신 반드시 동물병원에서 진료를 받으세요.